만화 식객에 나온 바로 그 집
나에게 아귀찜은 조금 특별한 음식이다.
어렸을 때 할머니댁에 외갓집 식구들과 같이 둘러앉아 먹던 추억의 음식이면서
어렸을 때부터 입이 짧아 잘 안 먹던 내가
아귀찜만 있으면 꼭 밥 한 공기 이상을 먹었던,
내 최애 음식 중의 하나인 아귀찜.
엄마가 마산분이셔서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당연하게 먹던 게 마산 아귀찜이었는데
이게 알고 보니 마산 아귀찜은 다른 지역과는 좀 다르다고.
마산 아귀찜에 들어가는 아귀살은 말린 아귀살을 쓰고
타 지역은 생아귀살을 쓴다.
(요즘에는 마산에도 생아귀살을 쓰는 가게가 많이 생겼다)
아귀살을 해풍에 말리면 아무래도 일반 아귀살보다 더 꼬들꼬들해지고
특유의 꼬릿한 향도 생기며, 아귀살 자체 양도 작아진다.
반대로 일반적으로 먹는 생아귀살은
포슬포슬한 식감에, 줄어들지 않았으니 생선살도 상대적으로 커 보이는 느낌.
우리 집 식구들은 당연히 말린 아귀살로 만든 아귀찜이 최애인데
주변에 물어보니, 마산 아귀찜이 정말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냄비 들고 사러 다니셨고,
내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다니는,
그야말로 우리 가족의 50년이 넘은 단골집이 바로
만화 식객에 나왔던 마산 오동동 진짜초가집이다.
오랜만에 엄마랑 방문해 본 마산 오동동 진짜초가집 방문 후기!
마산 진짜초가집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남 3길 8-2
매일 9:30 - 21:00 (밤 8시 30분 라스트 오더)
매달 2,4번째 화요일 정기휴무
055-246-0427
주차는 가게 근처 동성주차장이 가장 가깝다.
식사하고 도장받아가면 1시간 주차 무료!
마산 오동동 아귀찜 거리 안에 아귀찜 가게가 많아 찾아가기 헷갈릴 수 있는데
진짜초가집 이 노란 간판만 찾아서
골목길로 들어가면 된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가게 외관.
어렸을 때는 이 동네 분위기가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새는 주변에 유흥주점이 너무 많이 생긴 것 같다.
나름 작년에 블루리본도 받은 곳 ㅎㅎ
어렸을 때는 저 문안에 할머니 한분이 항상 앉아 계셨는데...
시간이 정말 빠르구나 싶었던.
엄마 아빠 손잡고 따라오던 곳에
내가 엄마를 모시고 왔으니 말이다.
메뉴는 아주 간단하다.
단, 2명 이상 가면 무조건 중짜 이상으로 시켜야 한다.
소짜는 양이 정말 작기 때문...
아귀찜 적힌 게 말린 아귀찜이고,
생아귀찜도 원래는 없었는데 최근에 추가된 것 같다.
엄마랑 둘이 가서 아귀찜 중짜, 공깃밥 두 공기 주문!
그동안 거의 포장해서 먹었어서
가게에서 먹고 가는 건 오랜만인데
그새 방송에도 많이 나왔었나 보다
벽에 크게 붙어있는 아귀찜 원조집 인증!
대충 사진 속 가게 분위기 보면 알 수 있듯이,
오랫동안 그대로인, 노포 가게다.
아마 반조리된 음식을
주문과 동시에 추가로 조리해서 음식이 나오는 것 같다.
주문하고 한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한상이 차려진다.
반찬은 동치미와 아귀찜이 끝.
김치 하나도 없어? 싶은 집이다.
정말 메인요리로만 승부를 보는 집
이게 중짜야? 싶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귀살은 거의 안 보이고
콩나물이 대부분인데
양도 많아 보이지는 않으니까.ㅎㅎ
리뷰를 찾아보면 아귀살은 거의 없고 콩나물과 양념만 먹었어요- 이런 글이 많다.
근데 정말 나는 이 양념만 있어도 밥을 두 공기는 먹을 수 있어서
아 이거만 있어도 충분하지~~ 하고 양에 대해 불만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나 같이 오랫동안 오던 단골이 아니라면. 이런 부분들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긴 할 듯.
아귀찜은 매워 보이지만
된장베이스 양념이라 맵다기보단 구수한 맛이다.
아삭한 콩나물과 꼬들꼬들한 아귀살,
남은 양념까지 안 버리고 싹먹을 수 있는 맛.
나 혼자서 중짜 하나 다 먹어버릴 수 있는 맛...
다 먹고도 아쉬워서 공깃밥 하나 추가해서 엄마랑 나눠먹고
특대 하나 포장해서 집으로 왔다.
원래 명절당일에도 항상 장사하던 집이라
명절음식 먹다가 속이 느끼해질 때면 가족들과 먹으러 가곤 했는데
요새는 명절연휴에 장사를 안 해서
아귀찜 골목 안의 다른 아귀찜집에서도 몇 번 먹어봤는데 갈 때마다 실망했었다.
주변 가게도 맛이 없는 건 아니었는데,
말린 아귀찜을 시켜도, 덜 마른 아귀살이 들어있었고
양념도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맛이었기 때문...
원조의 맛은 정말 이 가게에서만 느낄 수 있다!!
이 집은 새로운 손님들이 많이 유입되는 곳이라기보다는
나처럼 기존에 다니던 사람들만 계속 오는 곳인 것 같다.
(요즘 이 집에 올 때마다 항상 내가 제일 어린 손님이었다ㅎㅎ)
그렇다고, 주변 경남사람들은 다 이걸 좋아하느냐? 물어본다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은 게,
지인 중에 마산사람이 있는데
이 가게를 안 가봤다고 하는 걸 보니
이 부근 사람이라도 정말 [가는 사람만 가는 식당]이란 느낌이다.
외지인들이 마산에 놀러 오면 이 집이 유명하다고 하니, 한 번쯤은 먹어보는데
다들 이게 뭐야? 이러면서 두 번은 잘 안 오는 듯하다 ㅎㅎ
아마 처음 먹어본 사람은 평소에 먹어본 아귀찜과는 완전 다른 느낌이라고 생각할 듯.
예전에 맛메도 학회참석 때문에 창원에 왔다가
같은 부서 사람들과 이 집에 갔는데
다들 실망했다고 하던.
그 이후에 맛메를 한번 더 데려간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맛메는 포슬포슬 생아귀찜이 더 좋다고 했다.
이 집 아귀찜은 자기 없을 때 많이 먹고, 본인이랑은 더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나..
먹는 사람들만 먹는 마산 아귀찜
나에게는 완전 최애 맛집.
지금처럼 오래오래 그 자리 지켜줬으면 하는 집이다.
그럼 오늘도, 잘 먹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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