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의 신념이 느껴지는 뭉티기 맛집
맛메가 대관령에서 근무하다가 대구로 내려오고나서부터는
거의 밖에서 사 먹기보단, 만들어 먹는 일이 많아져서
거의 외식을 한적이 없다.
관사 위치가 애매해서, 교통이 너무 불편해졌기 때문...
그래도 대구에 사는 동안 꼭 먹어봐야지 하는 곳들은 가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구는 내가 거창에 근무했던 시절에 많이 놀러 오던 곳이었는데,
소소하게 숨어있는 맛집이 정말 많다!
대구에 놀러오는 사람들이 손꼽는 음식으로는 아마
1. 돼지막창(넓게 펴져있는 막창) - 안지랑 막창거리 (현지인이 강력추천한 곳은 진해숯불막창)
2. 매운 소/돼지 갈비찜 - 동인동 갈비찜 거리
3. 뭉티기
이렇게 3가지를 꼽지 않을까.
그중에서도 오늘은 대구 현지인의 강력 추천을 받아 다녀왔던,
우적생고기에 다녀온 후기!
우적생고기
- 대구 남구 봉덕로 11길 34 (1호선 영대병원역 3번 출구에서 779m)
- 매주 토, 일 정기휴무
- 월-금 17:00 ~ 23:00
- 010-4444-6656
- 해당 번호로 연락해서 방문 전 예약 필수!!
나는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하고 방문했는데
예약가능여부가 복불복이라, 미리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다.
사전에 예약받은 만큼만 재료를 준비하시기 때문에,
예약할 때 미리 메뉴까지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
나는 3명이 방문했고,
뭉티기 중자 하나, 육전 하나 이렇게 주문!
주차장은 따로 없고,
주변 주택 사이사이를 돌다가 알아서 주차하면 됨!
가게는 크지 않다.
테이블도 단 3개뿐!
여기서부터 느껴지는 맛집 포스..
가게 안이 엄청 깔끔하다.
맛집들을 다니다 보면, 위생에 대해서는 살짝 눈감고 먹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깔끔함 너무 좋아...
메뉴가 굉장히 간단하다.
가게가 주말에 쉬는 이유는, 소 도축장이 주말에는 쉬기 때문.
당일 도축한 고기만 사용하신다고!
자리에 앉으면 주시는 밑반찬
좋은 고기를 취급하는 곳이라 그런지, 장조림 고기조차 맛있다.
흔한 밑반찬 같아 보이지만,
방금 조리하셨는지 반찬들이 따뜻해서 더 맛있다.
특이하게도 전복죽과 미역국이 나오는데,
날고기를 먹기 전에 미리 속을 데워두기 좋다.
이날 나는 운전해야 해서 술을 안 마시고,
나머지 두 명만 술 한잔씩 했는데
어찌나 부럽던지..
방앗간 참기름을 쓰시는지
미역국과 전복죽에서 솔솔 피어나는 고소향 향이 정말 좋다.
소소한 게 다 맛있네
사장님의 요리솜씨가 굉장하신 모양...
특이하게도 다른 생고기집에 가면 밑반찬으로 나오는 간, 천엽 등은 나오지 않는다.
사장님은 이런 내장부위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생각이셔서
아예 취급자체를 안 하신다고.
밑반찬을 먹다 보면 뭉티기가 나온다.
사진에 보이는 건 뭉티기 중(中) 사이즈!
보통 뭉티기 비주얼을 생각하면 살짝 고기를 작게 썰으셨나? 싶은데
예약할 때 목소리를 듣고는 여자들만 오는 줄 알고,
한입에 먹기 좋게 조금 작게 썰었다고 하셨다.
사장님 디테일하셔...
나는 가리는 음식이 아주 많은 편식쟁이인데
편식러들 중에서는 제일 잘 먹는, 편식쟁이 중의 GOAT라고 할 수 있다.
육회, 육사시미 등등 날고기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ㅎㅎ
육사시미랑 뭉티기랑 생긴 게 비슷한데, 뭐가 다르지? 싶었는데
소를 도축해서 신선한 상태로 고기를 두껍게 썰어 먹는 게 뭉티기,
생고기를 살짝 숙성시켜 얇게 썰어 먹는게 육사시미
이렇게 생각하면 될 듯하다.
대부분은 둘을 구분하지 않는 것 같지만,
대구에서는 대충 이렇게 구분하는 듯!
뭉티기는 최대한 많이 고기에 붙어 있는 지방을 다 걷어내는 집이 잘하는 집이라고 한다.
사진으로 보면 알 수 있듯이,
지방을 다 걷어내다 못해, 고기가 시꺼멓게 보이는 수준이다.
6시 정도에 방문했는데,
이날 2시 30분에 잡은 소라고 말씀하셨던.
신선함. 그 자체...
뭉티기를 시켰으면 당연히 해봐야 하는,
접시를 뒤집어서 생고기가 떨어지지 않는지까지 확인하고 맛보기 시작!
뭉티기를 찍어먹는 장은 와사비, 간장, 마늘양념장 이렇게 3가지가 나온다.
사장님이 뭉티기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처음 한입은 다 먹여주신다.
(쑥스러워하던 맛메ㅎㅎ)
사장님의 추천은 간장에 살짝 찍어서 와사비를 얹어먹는 것!
이렇게 신선한 생고기는 처음 먹어봤는데,
쫀득쫀득한 고기젤리를 먹는 느낌!
나는 뭉티기를 처음 먹어본 거라, 그냥 식감이 신기하다~ 이 정도 느낌이었는데
같이 먹었던 다른 사람들 말로는, 정말 뭉티기 잘하는 집이라고.
간장에 와사비를 얹어먹으면 쫄깃한 생선회를 먹는 느낌도 들고,
마늘양념장에 찍어먹으면 또 살짝 매콤한 맛도 느껴지고
번갈아 먹기 좋았다.
진짜 뭉티기를 잘 먹는 사람들은,
미리 고기 한 점을 마늘양념장 속에 넣어두어서
살짝 소스 맛이 배이게 숙성해서 먹는다는 꿀팁도 얻었다.
육회도 먹어볼까 했지만
너무 날고기만 먹나? 싶어서 주문했던 육전
달걀이 잘 묻혀진 육전.
딱히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따뜻할 때 먹으면 너무 맛있는 그 맛이 맞다.
우적생고기 리뷰를 찾다 보면, 감자채전이 맛있다는 말이 많아서 궁금했는데,
제일 마지막으로 나온 감자전!
서비스로 한 테이블당씩 하나씩 주시는 모양.
노릇 바삭하니 맛있다.
아, 이 집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맛있네
술꾼들이 너무 좋아할 집이 맞다.
우적하이볼도 맛있다던데,
다음에는 꼭 차는 놔두고 대중교통으로 가야지....
고기 추가등 메뉴 추가는 그때그때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는 모양인데
밑반찬 먹을 게 많아서 이거만 먹어도 배는 충분히 채울 수 있었다.
다음에는 육회도 먹어보고, 뭉티기도 큰 걸로 시켜야지!
괜히 중자로 주문했다며 아쉬움만 남았다.
재방문 의사 완전 있음!!
그럼 오늘도 내돈내산,
잘먹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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